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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팬덤 놀이에서 노동으로, 현실에서 가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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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5-04-08 17:14 조회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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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팬덤 놀이에서 노동으로, 현실에서 가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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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은 고정돼 있지 않다. 응원봉으로 대표되는 아이돌 팬덤의 문화가 광장의 문화를 바꿔놓고 있다. K팝 팬덤에 대한 대중의 인식도 더욱 극적으로 변화하는 중이다. 한때 주변부 문화의 수동적 대상으로 그려졌던 팬이, 참여와 창조를 통해 고유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주체로 평가받는다. 아이돌 음악은 더 이상 소수의 취향이 아닌 주류 대중문화로 자리 잡았고, 그 한가운데서 팬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팬덤은 특정 장르, 텍스트, 스타를 단순 소비하는 데 머물지 않고,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다. 우리의 팬 문화는 국가의 경계를 넘어 글로벌 팬덤에서도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팬덤의 위상이 커져 온 만큼, 팬덤을 향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개입도 심화돼 왔다. 팬을 생산 요소의 일부로 만들어 산업의 역할을 대신 수행하게 하고, 미디어와 결합해 팬덤을 자본에 포섭하고자 한다. 때문에 더 이상 아이돌 팬덤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흔들리는 팬덤: 놀이에서 노동으로, 현실에서 가상으로》는 지금 한국 사회에서의 아이돌 팬덤에 초점을 맞춰, 아이돌 팬덤과 산업의 밀고 당기는 힘이 어떤 원리를 통해 맞물리는지, 그로 인해 팬덤이 어떻게 재/구성되고, 팬들의 삶과 일상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다각도로 분석한다. 대표적으로, 시청자를 생산자로 호명하는 리얼리티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를 분석하고 이 시리즈의 방영 및 순위 조작이 밝혀진 이후 과정에서 팬덤의 다층적 변화에 주목하며 놀이/노동의 의미를 고찰한다. 또한 팬 플랫폼과 가상 아이돌 등이 새로운 기술과 함께 팬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들여다본다. 다른 한편으로 팬덤이 다른 산업/자본과 문화, 그리고 한국 곳곳에 만연한 욕망이나 소비문화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살핀다. 이러한 팬덤의 양상과 의미를 이해하는 일은 단지 우리 사회에서 가시화된 하나의 문화적 흐름을 파악하는 수준을 넘어, 사회 전체를 성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3월 28일, 한류연구센터에서는 <흔들리는 팬덤: 놀이에서 노동으로, 현실에서 가상으로>이라는 제목으로 100분 토크를 진행하였다. 국내외 연구자 및 학생들 50명이 참여한 가운데,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미디어광고연구소 강신규 책임연구위원이 최근 저작 <흔들리는 팬덤>을 주제로 발표했다.

강신규 책임연구위원은 자신의 연구를 바탕으로 아이돌 팬덤의 구조와 변화, 그리고 이를 둘러싼 산업 자본의 작동 원리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아이돌 팬덤이 단순히 소비 주체나 능동적 참여자로만 규정될 수 없는 존재임을 강조하며, 산업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팬덤이 어떻게 재구성되는지를 분석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먼저 강신규 책임연구위원은 한국 사회에서 아이돌 팬덤이 이미 주류 문화로 자리잡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30대 이하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아이돌 음악을 소비하며, 4세대 아이돌 팬덤의 등장은 여성 아이돌의 부상과 맞물려 새로운 양상을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팬덤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시대적 배경, 산업 구조, 기술 환경 등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강신규 책임연구원은 팬덤 활동이 ‘놀이/노동’의 양면성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예로 들며, 팬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연습생을 생존시키기 위해 규칙에 따라 투표하고 콘텐츠를 소비하며, 이는 자발적 놀이인 동시에 산업 유지에 기여하는 노동이 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투표 조작 사건 등으로 인해 팬덤의 활동이 무화되었을 때 팬들은 상처를 입으며 놀이/노동의 균형이 붕괴되었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팬덤의 커뮤니케이션 양상이 팬 플랫폼으로 이동하면서 커다란 변화를 맞았다고 설명했다. 위버스, 디어유 등의 플랫폼을 통해 팬들은 아이돌과 더욱 친밀하게 소통하는 듯한 경험을 하지만, 이는 실상 추상적이고 제한된 커뮤니케이션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처럼 팬 플랫폼은 엔터사에 의해 운영되며, 팬의 활동은 데이터로 수집되어 내부 자본화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발표자는 실감 기술의 발전과 함께 ‘가상+현실 아이돌’이 등장하면서 팬덤의 감정이입 방식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팬들은 실체 없는 캐릭터가 아니라 새로운 존재 방식을 수용하며 감정을 이입하고 있으며, 이는 아이돌 팬덤의 미래가 산업과 기술 변화 속에서 더욱 다층적이고 복잡하게 전개될 것임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발표자는 팬덤이 산업 자본의 도구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다시 팬에게로 돌아가는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발표에 이어서는 오현주(한국콘텐츠진흥원) 책임연구원과 장민지(경남대) 조교수가 토론에 참여해 자리를 빛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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