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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와 젠더의 새로운 대화, 성과 사랑을 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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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5-03-04 16:18 조회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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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와 젠더의 새로운 대화, 성과 사랑을 논하다 


불교 속 성을 새롭게 조명…젠더와 불교 잇는 가능성 제시
기존 불교에서 다루지 않던 담론 통해 불교 현대적 재해석

2600년 전, 붓다가 남긴 발자취 속에는 금기와 같은 질문이 존재한다. 이 책 ‘붓다, 성과 사랑을 말하다’는 불교 역사와 젠더, 그리고 사랑을 주제로 한 색다른 불교 교양서다. “아내와 아들을 남기고 출가한 붓다는 무책임했을까?” “여성 출가를 반대한 붓다는 반페미니스트였을까?” 등 대담한 질문을 던지며 9명의 저자가 역사, 전설, 문학, 미술을 통해 답을 모색했다.

이 책은 불교 섹슈얼리티와 젠더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며 불교가 단지 남성 중심적 종교라는 편견을 불식하고 평등과 자아 성숙을 위한 길을 제시하고 있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붓다의 가르침 속에서 성과 사랑의 의미를 탐구한다. 사랑은 수행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관계 속에서 자신을 성찰하고 성숙할 수 있는 도반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1부에서는 이러한 가르침을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하며 성과 사랑에 관한 불교의 지혜를 고찰했다.

2부는 조선 시대 여성과 불교의 관계를 다룬다. 조선 전기 유자환의 부인 윤씨는 남편의 죽음 후 스스로 출가를 결심하며, 여성의 주체적 선택과 불교 수행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3부는 불교사와 미술 속 여성들을 재발견하며 그들이 지닌 영성과 상징성을 조명한다. 예컨대, 여성의 생리혈을 불결하게 여겼던 사회적 편견 속에서도 티베트 불교의 여성 수행자들이 깨달음을 향해 나아간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또 관음보살이 한·중·일 삼국과 서양에서 여신으로 재탄생한 흐름은 흥미롭고도 신선한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집필에 참여했다. 기독교 해방신학자이자 불교 신학자인 현경 교수, 북칼럼니스트 이미령, 성소수자법회 지도법사 효록 스님 등이 각자의 경험과 학문적 통찰을 담아냈다.
 

불교의 성과 사랑을 논하는 새로운 책이 발간됐다. 사진은 태몽 장면 속 어머니 마야를 묘사한 간다라 시기 작품이다. 영국박물관 소장.
불교의 성과 사랑을 논하는 새로운 책이 발간됐다. 사진은 태몽 장면 속 어머니 마야를 묘사한 간다라 시기 작품이다. 영국박물관 소장.

현경 교수는 “자비는 망상을 끊는 냉정함일 수도 있다”는 스승의 가르침을 통해 불교적 자비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긴다. 이미령 작가는 경전 이야기를 통해 사랑과 결혼을 수행의 과정으로 바라보는 붓다의 관점을 제시하고, 효록 스님은 성소수자와 같은 다양한 성적 정체성을 포용한 붓다의 시선을 고찰한다.

‘붓다, 성과 사랑을 말하다’는 이처럼 기존 불교 담론에서 다루지 않았던 주제들을 통해 불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덕분에 독자들은 붓다의 깨달음이 단순히 개인의 내면적 성찰에만 머무르지 않고 젠더와 사랑, 관계 등 우리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이 책은 불교의 본질로 우리를 이끌며 새로운 관점을 통해 불교와 젠더에 대한 대화를 열어가고 있다. 성별과 관계없이 모든 존재가 존엄하고 평등하다는 붓다의 가르침을 재발견하고 싶다면, 이 책에서 그 길을 만날 수 있다. 결이 다른 이야기를 통해 격이 다른 붓다와 여성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심정섭 전문위원

출처: 법보신문, 2025.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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